#6, 을지로 호텔 수선화
세 번째 을지로.
지난 두 번의 방문 때도 호텔 수선화를 가보고 싶었는데,
웨이팅이 있어서 방문하지 못했다.
게다가 두 번 다 혼자여서 혼자 웨이팅을 기다릴 용기도 없었다.
그리고 바로 어제 드디어 호텔 수선화를 가보게 되었는데.
너무 늦은시간이라 커피 주문이 안 되었다.
(커피 주문시간은 ~19:00)
적당히 맥주를 마시고 커피를 마실 타이밍이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카페의 방침이니 어쩔 수 없고 샹그리아를 주문했다.

사실 사진으로 호텔 수선화를 접했을 때에는
엄청나게 맥시멀한 카페인가?
정말 복잡하고 북적거리고 앉을자리 하나 없는 카페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방문해보니 그정도는 아니었다.

적당한 소품에 적절한 조명이 카페의 분위기를 대변해주고 있었다.
이것이 을지로 감성인가 싶기도 했고.
을지로 감성이라면 간판이 없어야 하니까.
참고로 바로 옆에 감각의 제국이라는 멋진 바도 있다.
을지로를 들리는 것이 아니라 노는 것이 목적이라면 코스로 짜봐도 좋을 듯 하다.

메뉴를 제대로 보진 않아서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다만 내가 생각하던 분위기와 내가 생각하던 음료를 마시지 못해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비유가 적절할 지 모르겠지만,
맛 없는 음식으로 배를 채운 뒤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라고 하면 조금 아쉬운 그런 느낌?
카페가 좋지 않았던 건 아닌데,
커피를 마셔야 할 타이밍에 커피를 마시지 못하고
조용히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조용히 대화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었으니까.
실제로 좌석이 많지는 않아서 합석하는 경우도 종종 봤는데,
합석을 하게 되면 약간 민망한 상황이 발생해서
금방 나가는 손님들도 많이 목격했다.
다만 샹그리아라는 음료를 메뉴에서 발견했을 때,
더이상 잘 어울리는 음료가 없다고 생각하기는 했다.
그래서 메뉴를 더 안 본 것도 있고,
친구들도 각자 다른 메뉴를 시켰다가 내가 샹그리아를 고르자
샹그리아로 바꾼 친구들도 많았다.
다음에 이런 분위기가 생각 날 때 오면 좋을 듯.

호텔 수선화라고 적혀있는 저게 간판이다.
을지로의 카페들은 '불친절'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그 불친절이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을지로를 찾는 사람들은 을지로의 힙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그래서 약간의 불친절도 을지로를 즐기는 하나의 소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간판이 없는 카페를 찾아다니다가 발견했을 때의 그 쾌감,
그런 것들이 을지로의 힙한 감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나보다.
그래도 엄청 불친절하진 않다.
호텔 수선화라고 적혀있고, 그 곳을 전등이 비춰주니까.
그리고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라지킴이 고교연합'같은 간판도
항상 같이 나오게 찍어야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이런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호텔 수선화를 만든다.
바로 옆 건물의 감각의 제국도 마찬가지다.
위를 쳐다보면 반짝이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것이 간판은 아니다.
눈을 크게 뜨고 잘 찾아야 보이는 을지로의 핫플레이스들.
이해하지 못한다고해도 비난할 수 없다.
그 감성이 좋아 찾아오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을지로에 아직 가고싶은 곳이 많았다.
대부분 서울에 오게되면 합정이나 홍대를 많이 갔었는데
터미널에서 약 50분, 길면 1시간이 걸려서 힘들었는데
을지로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더 쉽게 방문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배울 수 있다.
서울의 것들을 우리 지역에 전달하기 위해 많이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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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rown Storage.
2020. 0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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